📑 목차
요양 시설에서 통증 관리는 어르신이 통증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인지 저하·의사소통 한계), 통증 원인이 다양하며(관절,신경,욕창,구강), 약물 부작용,낙상 위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해 어렵습니다.
이 글에서는 통증 관리가 어려운 현실적 이유와 보호자가 면회·통화 때 확인할 체크 포인트(관찰 신호,기록,보고 체계,약물과 비약물 대처)를 정리합니다.

1) 통증 관리와 현장 구조 : 통증은 ‘증상’이 아니라 ‘생활 전체’를 흔드는 변수다
요양 시설에서 통증 관리는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기대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자주 답답함을 느끼는 영역입니다. “집에 계실 때보다 더 아프다고 하신다”, “통증이 있는데도 왜 좋아지지 않냐”, “약을 드시는데도 계속 찡그리신다” 같은 말이 흔합니다. 통증은 단순히 한 부위가 아픈 문제가 아니라, 수면,식사,활동량,정서 안정,낙상 위험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는 변수입니다. 그래서 통증을 잘 관리하면 전반적인 컨디션이 올라가지만, 통증이 방치되면 기능 저하가 가속되고 ‘시설 생활이 힘들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요양 시설에서 통증 관리는 쉽지 않습니다. 이유는 시설이 무성의해서만이 아니라, 통증이라는 현상 자체가 복잡하고, 장기요양 환경의 운영 구조가 통증을 정교하게 다루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요양 시설은 병원처럼 검사·처치·진단 중심으로 돌아가는 곳이 아니라, 생활 케어 중심의 공간입니다.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의료 평가가 필요하지만, 시설은 보통 관찰과 보고, 필요 시 연계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통증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가 생기고, 보호자에게는 답답함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큰 현실은 통증 관리가 항상 ‘좋게만’ 갈 수 없다는 점입니다. 통증을 약으로 강하게 누르면 단기적으로는 편해질 수 있지만, 졸림,어지럼,변비가 늘어 활동량이 줄고, 낙상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약을 조심스럽게 쓰면 통증이 남아 표정이 굳고 수면이 깨질 수 있습니다. 즉 통증 관리는 “아프면 약을 더 주면 된다”가 아니라, 통증 감소와 안전, 기능 유지 사이의 균형을 잡는 작업입니다. 이 균형이 어렵기 때문에 시설에서 통증 관리가 난이도가 높게 느껴집니다.
보호자가 통증 관리에서 해야 할 역할은 “시설이 알아서 해줘야 한다”로 끝내기보다, 통증을 생활 신호로 정확히 관찰하고, 보고 체계를 만들고, 약물과 비약물 대처를 함께 설계하는 협업자 역할입니다.
2) 요양 시설에서 통증 관리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의사소통과 인지 저하 : 어르신은 통증을 ‘말’이 아니라 ‘행동과 표정’으로 표현한다
요양 시설에서 통증 관리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통증의 표현이 불완전하다는 점입니다. 많은 어르신은 “어디가 얼마나 아픈지”를 수치로 말하기 어렵고, “참을 만하다”는 말로 덮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인지 저하가 있는 어르신은 통증의 위치와 강도를 설명하는 능력이 떨어져 “그냥 불편해”, “모르겠어”로 표현하거나, 반대로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거부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통증이 있어도 통증으로 인식되지 않고 “성격이 예민하다”, “기분이 안 좋다”로 해석될 위험이 있습니다.
통증은 말보다 표정과 자세, 행동으로 먼저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신호는 통증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①얼굴 찡그림, 인상 쓰기, 무표정 증가 ②특정 동작에서 숨을 들이마시며 멈칫함 ③일어날 때 손으로 허리를 짚거나 무릎을 만짐 ④식사 속도가 느려지고 움직임을 회피함 ⑤목욕·세면·옷 갈아입기를 거부함(만지면 아파서) ⑥밤에 자주 깨고 불안해함 ⑦갑작스러운 짜증, 공격성, 울음 ⑧평소 하던 활동 참여 거부 ⑨보행이 짧아지고,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절뚝임 ⑩특정 부위를 반복적으로 만지거나 두드림.
시설에서는 교대 근무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작은 신호가 “하나의 사건”으로 남지 않고 흩어져서 관찰될 수 있습니다. A 요양보호사가 본 표정 변화가 B 간호 인력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통증은 계속 진행되지만, 기록으로는 남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보호자는 통증을 그날그날의 느낌으로만 이야기하기보다, 반복되는 행동 신호를 모아 패턴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어르신의 통증 표현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호자 앞에서는 참았다가 밤에 더 아파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보호자 앞에서는 과장되게 표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중요한 것은 진짜냐 아니냐가 아니라, 통증이 생활과 기능을 얼마나 방해하는지입니다. 보호자는 “언제 더 아파하는지(아침, 식후, 밤)”, “어떤 행동에서 통증이 튀어나오는지(일어서기, 이동, 목욕)”를 관찰해 시설에 공유해야 합니다.
3) 통증 관리가 어려운 두 번째 이유는 원인 다양성과 의학적 한계 : 관절통만이 아니라 신경통,욕창,구강,내과 문제까지 섞인다
통증 관리가 어려운 두 번째 이유는 원인이 너무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보호자들은 통증을 흔히 관절염이나 허리 통증으로 생각하지만, 시설 장기 생활에서 통증은 훨씬 복합적입니다. 대표적인 통증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근골격계: 무릎·엉덩이·어깨 관절염, 허리 통증, 근육 긴장, 자세 불균형
- 신경병성 통증: 좌골신경통, 말초신경병증(당뇨), 저림·화끈거림
- 피부/압박 관련: 욕창 전 단계의 발적·압통, 습진, 피부 짓무름, 기저귀 피부염
- 구강 통증: 치통, 잇몸 염증, 의치 압박, 구강 건조
- 내과적 불편: 변비로 인한 복통, 요로감염·배뇨통, 위장 불편, 역류
- 기타: 낙상 후 미세 손상, 부종으로 인한 당김, 혈관 문제 등
원인이 다양한데, 시설은 병원처럼 즉시 영상 검사나 혈액 검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증을 “의심→관찰→기록→연계”의 단계로 접근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느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어르신이 여러 질환을 동시에 갖고 있으면, 한 부위의 통증이 해결되어도 다른 통증이 남아 “왜 여전히 아프지?”라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통증의 위치가 불명확한 경우도 많습니다. 인지 저하가 있으면 “배가 아프다”라고 하면서 사실은 요로 불편이거나, “다리가 아프다”라고 하면서 사실은 허리 신경통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시설이 할 수 있는 것은 통증의 ‘정확한 진단’이 아니라, 생활에서 나타나는 동반 신호를 모아 의료 평가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보호자는 시설에 “통증이 계속되면 어떤 기준으로 병원 평가를 진행하는지”, “주치의와 소통 경로가 있는지”, “연계가 필요한 신호(발열, 급격한 통증, 낙상 후 통증 등)는 무엇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통증 관리는 ‘약 하나’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며, 원인과 생활 신호를 함께 보지 않으면 접근이 흔들립니다. 보호자는 통증을 단일 사건으로 보지 말고, 원인 범주를 넓게 두고 관찰해야 합니다.
4) 요양 시설에서 통증 관리가 어려운 세 번째 이유는 약물부작용, 낙상 위험 : 통증을 줄이려다 ‘기력과 균형’을 잃기 쉽다
요양 시설에서 통증 관리가 어려운 세 번째 이유는 약물 사용의 제약과 부작용입니다. 통증약을 쓰면 통증은 줄 수 있지만, 어르신에게는 다음과 같은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졸림, 어지럼, 기립성 저혈압, 변비, 식욕 저하, 혼란, 보행 불안정 등입니다. 특히 졸림과 어지럼이 늘면 활동량이 감소하고 균형이 떨어져 낙상 위험이 증가합니다. 그러면 시설은 다시 활동을 제한하고, 근력 저하가 진행되며, 통증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시설은 통증약을 ‘강하게’ 쓰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고, 보호자는 “왜 약을 적극적으로 안 쓰지?”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약을 많이 쓰느냐 적게 쓰느냐가 아니라, 목표를 정하고 균형을 잡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목표가 “통증 0”이면 약물 부작용과 기능 저하가 커질 수 있고, 목표가 “낙상 0”이면 통증이 남아 수면과 정서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현실적 목표는 “통증을 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줄이면서, 졸림·어지럼·변비를 최소화해 기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또한 비약물적 대처의 중요성이 커집니다. 온열, 자세 조정, 체위 변경, 부드러운 스트레칭, 보조기구 조정, 침상·의자 높이 조정, 신발 교체, 피부 보호, 마사지기 사용 등은 약물 없이도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단, 의료적 금기 여부는 시설과 확인이 필요합니다). 좋은 시설은 통증 관리를 약물에만 의존하지 않고, 생활 속 조정과 결합합니다.
보호자는 시설에 “통증이 있을 때 비약물적 대처는 무엇을 하는지”, “약을 투약했을 때 졸림과 어지럼을 어떻게 관찰하는지”, “낙상 위험이 커질 때 어떤 방식으로 조정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통증 관리의 품질은 ‘약의 유무’가 아니라 ‘관찰과 조정의 시스템’에서 드러납니다.
5) 보호자 체크 포인트와 질문법 : 면회와 통화에서 바로 쓰는 통증 관찰 12가지
보호자가 시설과 협업하기 위해 면회 또는 통화에서 확인할 수 있는 체크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핵심은 통증을 ‘말’로만 듣지 않고, 행동과 생활 지표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 언제 아픈가: 아침,식후,저녁,취침 전,야간 중 언제 악화되는가
- 무엇을 할 때 아픈가: 일어서기, 걷기, 화장실 이동, 목욕, 옷 갈아입기, 침상에서 체위 변경
- 표정·자세 변화: 인상 찡그림, 웅크림, 특정 부위 감싸기, 만지기
- 활동량 변화: 공용 공간 이동 감소, 프로그램 참여 거부
- 수면 변화: 밤에 자주 깨는지, 새벽에 통증 호소가 있는지
- 식사 변화: 식사량 감소, 씹기 어려움(구강 통증 가능)
- 배변/배뇨 변화: 변비·복부 불편, 배뇨통(요로 문제 가능)
- 피부 상태: 엉덩이와 등, 발뒤꿈치 발적과 압통(욕창 전 단계 가능)
- 낙상 또는 부딪힘: 최근 넘어짐, 비틀거림, 멍 발생 여부
- 약 변경 여부: 통증약 포함 약 추가와 변경, 약의 중단이 있었는지
- 부작용 신호: 졸림, 어지럼, 변비, 보행 불안정 증가
- 보고 체계: 통증 신호가 있을 때 누가 기록하고, 누구에게 보고하며, 보호자에게 언제 공유하는지
이 체크 포인트는 보호자가 통증을 “시설이 잘못해서”로만 보지 않게 해주고, 실제 원인 탐색과 조정으로 연결되게 해줍니다. 특히 1~3번(시간·동작·표정)은 통증의 성격을 파악하는 핵심 정보입니다. 보호자는 이 정보를 시설에 전달하면, 통증이 단순 주관적 호소가 아니라 ‘관찰된 패턴’으로 관리될 수 있습니다.
6) 통증 관리는 요청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
요양 시설에서 통증 관리가 어려운 이유는 어르신의 표현 한계(인지·의사소통), 원인의 다양성(관절·신경·피부·구강·내과), 의료 평가의 제약, 약물 부작용과 낙상 위험의 균형 문제, 교대 근무로 인한 관찰 단절 등이 겹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통증 관리는 단발성으로 “약 주세요”라고 요청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통증은 생활 신호를 기반으로 관찰하고 기록하며 보고와 조정, 공유가 이어지는 관리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보호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역할은 면회와 통화에서 통증 패턴(언제, 무엇을 할 때, 어떤 표정과 행동)을 기록해 전달하고, 시설의 보고 체계와 연락 기준을 명확히 하며, 약물과 비약물 대처를 함께 설계하는 것입니다. 통증이 줄면 수면이 안정되고, 활동량이 늘고, 근력이 유지되며, 정서도 좋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통증 관리는 결국 어르신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이며, 보호자와 시설이 같은 지도를 보고 움직일 때 현실적으로 개선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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